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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 입문 및 기술

크림프부터 퍼치까지, 초보 클라이머 홀드 가이드

by boulderbrain 202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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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 홀드들

 

클라이밍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낯설고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홀드’입니다. 벽 위에 붙어 있는 돌출된 지점들을 잡고 디디며 이동하는 데 사용하는 이 홀드들은, 형태와 질감, 잡는 방식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초보자들이 흔히 접하게 되는 대표적인 5가지 홀드—크림프(Crimp), 슬로퍼(Sloper), 퍼치(Pinch), 주그(Jug), 포켓(Pocket)—에 대한 이해는 루트 해석 능력을 기르고, 효율적인 등반 계획을 세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홀드의 특징과 잡는 기술, 주의해야 할 실수, 그리고 효과적인 연습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드립니다.

1. 크림프(Crimp) – 작지만 강력한 홀드

크림프 홀드는 작고 날카로운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움켜쥐는 형태의 홀드입니다. 보통 손가락 두 마디 이내에 걸칠 정도로 좁기 때문에 지문 끝으로 눌러 잡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힘이 많이 들지만, 정밀한 컨트롤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풀 크림프(full crimp) 상태에서 손가락 관절을 과도하게 꺾는 것입니다. 이 자세는 일시적인 그립력을 높여주긴 하지만, 손가락 인대나 힘줄에 큰 무리를 줘 부상 위험이 높습니다. 초보자라면 가능한 한 오픈 크림프(open crimp) 또는 세미 크림프(semi crimp)를 사용하여 부상을 방지해야 합니다.

연습 방법: 실내 암장에서 크림프 위주의 볼더링 루트를 찾아 반복 연습하고, 평소에는 손가락 그립 트레이너를 사용해 굽힘 근력과 유연성을 함께 강화하세요.

2. 슬로퍼(Sloper) – 마찰을 믿어야 잡힌다

슬로퍼는 손을 걸 수 있는 뚜렷한 엣지 없이, 넓고 둥글며 미끄러운 표면을 가진 홀드입니다. 손가락으로 꽉 움켜쥘 수 없어, 손바닥 전체를 밀착시켜 마찰력으로 지탱해야 합니다.

초보자들이 슬로퍼에서 흔히 겪는 어려움은 손으로만 힘을 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슬로퍼는 손의 압박뿐 아니라 몸의 무게 중심과 벽의 각도 조절이 중요합니다. 팔을 굽히고 무게를 위로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팔을 펴고 몸을 벽 쪽에 밀착시켜 눌러 붙이듯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연습 방법: 손가락보다 체중 조절이 핵심이므로, 쉬운 루트에서 슬로퍼에 오래 매달리는 ‘정지 유지(hang)’ 훈련을 해보세요. 특히 코어 근육이 슬로퍼 홀드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3. 퍼치(Pinch) – 집게처럼 조이는 힘

퍼치 홀드는 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집게 모양’으로 잡는 홀드입니다. 두 면을 눌러 쥐는 형태이기 때문에 손가락 전체의 힘뿐 아니라 엄지의 그립력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퍼치 홀드는 벽의 옆면이나 오버행 루트 등 다양한 위치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초보자들은 퍼치를 잡을 때 엄지 힘이 부족해 미끄러지거나, 손 전체로 감싸려다 중심이 무너지는 실수를 많이 합니다. 이 경우 손가락 끝을 이용해 정확히 눌러주고, 손목과 팔의 위치를 조정해 중심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합니다.

연습 방법: 퍼치 전용 훈련기구나, 문틀 등에 매달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클램핑(clamping) 연습을 해보세요. 반복적으로 연습하면 손 전체의 지지력이 강화됩니다.

4. 주그(Jug) – 초보자가 사랑하는 안정 홀드

주그 홀드는 손 전체를 깊숙이 넣거나 움켜쥘 수 있는 대형 홀드로, 가장 안정적인 형태입니다. 많은 초보자 루트에서 등장하며, 두 손으로 버티거나 이동 중 휴식을 취하는 데 활용됩니다.

하지만 주그 홀드도 올바른 사용법이 있습니다. 팔을 과도하게 구부리거나, 어깨에 힘을 주는 자세는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팔을 펴고 체중을 다리에 분산시키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다음 동작을 준비하는 ‘레스트 포지션’으로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연습 방법: 주그에서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복 능력도 좋아집니다. 암장에서 시간 측정하며 주그 홀드에 매달려 있는 연습을 해보세요.

5. 포켓(Pocket) – 손가락을 골라 써야 한다

포켓 홀드는 하나 또는 두세 손가락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구멍 형태의 홀드입니다. 한정된 면적 때문에 특정 손가락만 사용하는 정밀한 그립이 필요합니다. 적절히 잡지 않으면 손가락 관절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포켓 홀드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절대 무리해서 전 손가락을 넣지 말 것입니다. 1~2손가락만 넣는 상황에서는, 남은 손가락은 불필요한 압박을 피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접어두세요. 손가락이 긴 사람일수록 포켓 안에서 뒤틀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목과 팔의 정렬 유지도 중요합니다.

연습 방법: 초보자는 얕은 포켓이 있는 쉬운 루트부터 연습하고, 캠퍼스 보드나 그립 트레이너로 손가락 힘을 기르는 보조 훈련을 병행하세요.

결론 – 홀드를 이해하면 클라이밍이 쉬워진다

클라이밍 실력 향상의 첫걸음은 바로 홀드에 대한 이해와 그립 기술의 습득입니다. 홀드를 단순히 ‘잡는 것’이 아니라, 각 홀드별 특성과 그에 맞는 기술적 대응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크림프에서는 손가락 보호가, 슬로퍼에서는 중심 이동이, 퍼치에서는 집는 힘의 균형이 핵심입니다. 주그로는 휴식을, 포켓으로는 정밀한 조작 능력을 익힐 수 있습니다.

무작정 루트를 오르기보다, 어떤 홀드가 등장할지 예측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습관을 들이세요. 초보자일수록 이런 기술 하나하나가 실력 차이를 만들고, 안전하고 즐거운 클라이밍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홀드를 잘 아는 것이 곧 루트를 잘 푸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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